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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학술
[연예오락] 2002년 09월 13일 (금) 07:52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한국고전시가와 인물형상의 동아시아적 변천 = 이형대.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로 재직중인 저자(40)의 이 대학 국문학과 박사학위 논문(1부)을 뼈대로하고 그 전후에 발표된 관련 논문 몇 편(2부)을 묶었다.
1부 '어부 형상의 시가사적 전개와 세계인식'에서는 동아시아적 전통과 한국 시가문학사의 주요 흐름 중 하나로 자리잡은 어부가의 역사적 전개양상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동아시아 시가에서 어부가 이상적 삶을 구현하는 인물로 자리잡기시작한 것은 전국시대 굴원의 '초사'에서 비롯된다. 이들 시가에서 어부는 대체로세속정치를 비판적으로 주시하는 난세의 현자(賢者)로 형상화된다.
이러한 어부시가는 위진 남북조시대, 당송시대를 거치면서 더욱 확산되며 한반도와 일본열도에도 파급됨으로써 바야흐로 동아시아적 시가라는 지위를 획득한다.
한반도의 경우 '악장가사'에서 장편 '어부가'가 등장한 이래 맹사성.이현보.윤선도.이한진 등 거장들이 그 전통을 이어나갔다. 저자는 종래 단일계통으로 파악한어부사 전통을 거부하면서 궁중전승과 민간전승의 두 갈래 흐름이 상호교차하면서발전했다고 본다.
2부 '이상적 삶과 동아시아적 상상력'에서는 중세 문인들이 노래를 통해 추구한이상적 삶을 살펴본다는 기치 아래 '몽유도원도'에 실린 시 분석을 통해 15세기 조선사대부의 유토피아적 상상력을 해명하려 했다.
또한 저자는 항우와 유방 같은 초한(楚漢)시대 영웅들의 삶을 풀어낸 시조와,중국 자연시인 도연명의 모티브에 대한 분석을 시도했다. 소명출판. 368쪽. 1만7천원.
▲중국언어학 = 공재석(孔在錫). 한국에서 중국어학 분야를 개척한 공로가 지대한 저자의 고려대 중문과 교수 정년퇴임을 기리기 위해 후배와 제자들이 꾸민 일종의 '정년퇴임 논총집'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종 기념논총은 얼마나 많은 제자를 배출하고 거느렸는가를 대외에 보이기 위한 세(勢) 과시용 성격이 강했는데, 최근 기념논총은 급격한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기념논총의 주인공이 지금껏 발표한 글을 묶는다든지, 아니면 그 주인공과 제자 및 선후배들이 아예 새로운 단행본을 만들어내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는데이번 논문집은 새로운 경향을 대표하는 기념논총 중 전자에 해당한다.
이번 퇴임기념 논총은 저자가 지금까지 발표한 논문 가운데 단행본으로 정리되지 못한 글들을 그 주제에 따라 ▲문자 ▲음운 ▲어법 및 기타로 나누었다.
중국 고대문자인 갑골문과 금문(金文), 한자의 제작.운용방법, 경주 황남대총출토 칠기 명문 등 한자에 관련된 문제를 광범위하게 언급하고 있다. 신서원. 846쪽.
4만8천원.
taeshi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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