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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사람들] 김영근 우리證 홍콩법인장
(홍콩=연합인포맥스) 정준화 기자= "한국기업들이 해외자금을 유치하고 성공하 려면 현지에 나와 있는 한국 증권사들이 보다 잘해야 한다" 홍콩에서 만난 김영근 우리투자증권 홍콩법인장은 지난 31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 와중에도 밀려오는 전화에 '헬로 우리!'라고 답하며 응대하느라 바빴던 김 법인장은 "홍콩에서도 한국증시에 대한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외국계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국어로만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경우가 많아 졌으며 외국계에서도 한국어에 능통한 스페셜리스트를 뽑는 추세라고 한다.
김 법인장은 63년생으로 고려대학교 영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했고 92년 자딘플레 밍에 입사했다. 이후 JP모건, 피델리티 자산운용 등에서 기관영업을 담당하다가 작 년부터 우리투자증권 홍콩현지법인장을 맡고 있다.
외국계에서 근무할 IMF 당시 홍콩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던 국내증권사들이 둥지 를 틀지 못하고 철수하는 것을 지켜보며 가슴 아팠던 그는 한국시장의 무한한 가능 성에 대해 확신하며 국내회사로 옮겨왔고 그런 의미에서 홍콩현지 국내증권사의 책 무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주식브로커리지, 논에쿼티 담당 부원 7명을 이끌고 홍콩에서 고군분 투 중이다.
다음은 김 법인장과의 일문일답.
▲홍콩에서 주로 어떤 업무.
-- 한국주식을 해외 기관투자자에게 소개하고 중개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작년 에는 주가가 적게 올라서 실적이 비교적 부진했지만 올해는 시장이 살아나며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
외국인의 3.5%가 우리투자증권을 통해 매매하고 있으며 지난 달 1조8천600억원 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중 아시아의 비중이 70%다.
보통 논딜로드쇼(non-deal road show)를 통해 기업들을 투자자들에게 직접 소개 한다. 시총 5천억원 이상의 기업들을 소개해 주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브로커 리스트에 오르기 위해서는 건실한 기업을 소개해 줘 야 한다. 브로커를 평가한 포인트를 적립해 주문을 배정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 이다.
따라서 홍콩 내에서도 컨퍼런스 경쟁이 치열하며 기업에 대해 많이 아는 만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우리의 강점은 영어리포트를 통한 패키징을 잘한다는 것이다. 1년동안 애널리스 트를 경쟁사에 한번도 뺏긴 적이 없다. 물론 이들의 언어 문제도 없다.
▲주요 고객은.
--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피델리티, 모건스탠리, 싱가포르 투자청( GIC) 등의 뮤추얼펀드 그룹이다. 이들은 주로 장기투자에 나선다. 또 하나는 단기투 자 위주의 헤지펀드들이며 마지막으로 리만 브라더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의 프랍데스크(자기자본 운용팀)들이다.
▲외국계 증권사들과 경쟁에 애로사항은.
-- 로컬 증권사로서의 장점이 있다. 예컨대 메릴린치가 경쟁사인 UBS에 주문을 주기는 껄끄럽다. 국내 증권사들은 한국투자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고 커버하는 종목 도 외국계에 비해 3배 이상 많다.
결국 좋은 기업들을 홍콩으로 데려와 논딜로드쇼를 하면 알아서 찾아오게 돼 있 다. 한달에 두 곳 정도 우량기업들을 불러와 소개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한국증시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 한국증시는 IT, 철강, 자동차, 조선 등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워낙 좋다.
한마디로 외국인 입장에서는 맛있는 반찬이다. 한국말로만 하는 미팅도 하루에 6차례 실시하며 일주일에 3일 정도 이뤄진다.
따라서 홍콩에서도 한국말을 못하면 한국과 비즈니스를 하기가 쉽지 않다. 외국 계 증권사들도 한국어에 강한 스페셜 리스트를 뽑고 있는 추세다.
▲한국증시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이 많이 떨어졌는데 실제 외국인들의 움직임은 어떤가.
-- 반도체 관련주들이 과도하게 빠진 점이 있다. 이에 따라 뮤추얼펀드들의 경 우는 삼성전자를 저가 매집하는 경향이 있다. 헤지펀드의 경우는 단기적인 트레이딩 에 치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
-- 외국계에서 일할 당시 한국증권사들이 해외에 법인을 설립했다가 IMF때 무너 지며 철수하는 것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현재는 우리, 삼성, 현대, 대우, 한국 등이 홍콩에서 브로커업무를 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은 자산운용형태로 진입해 있다.
한국증시는 앞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이 있으며 해외에서도 나아갈 길은 많다. 또 한 한국기업들이 해외자금을 유치하고 성공하려면 현지에 나와 있는 한국증권사들이 보다 잘해야 한다고 본다.
jh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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