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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과외 호시절 지났다
부산대는 이번 겨울방학 기간에 중.고생 과외 아르바이트를 희망한 1천2백여명 중 1백여명에게만 겨우 자리를 알선해 줬다.
충남대는 1백여명의 재학생이 과외 아르바이트를 신청했지만 10여명만이 성사됐다. 동아대는 아예 과외 신청자를 받지않고 있다. 대학생 선생님을 의뢰하는 학부모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1천명 이상 몰릴 게 확실한 신청자 접수를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의 과외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현장이 편의점.음식점.중소기업.공사 현장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힘들어지는 대학생 과외 아르바이트=부산시 연제구 거제1동 현대 홈타운 아파트. 2천3백여 가구가 입주해 있는 이 아파트 게시판과 주변 도로 벽.전봇대 등에는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학생들의 홍보 전단이 누더기처럼 붙어 있다. 전국 어디에서나 아파트 밀집지역의 경우 사정은 비슷하다. 과외선생 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증거다.
2001년 겨울방학 때 50여명의 대학생에게 과외선생님 자리를 연결시켜준 충남대의 경우 이번 겨울에는 10여명만 소개한 뒤 사실상 알선 창구를 폐쇄했다.
선생을 구해 달라는 학부모 전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부산대는 1천여명의 학생이 과외를 하기 위해 대기 중이지만 희망자의 10분의 1도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부산대 전자전기정보컴퓨터공학부 2학년 K씨(22.여)는 "홍보물을 아파트 단지 등에 붙여놓은 지 1주일이 넘었는데 전화가 한번도 오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소재 명문대들은 지방대에 비해 여건은 다소 나은 편이지만 이 역시 힘든 것은 사실이다. 서울대의 경우 학부모들이 취업정보실에 과외선생 주선을 요청한 건수는 2001년 3천9백여명에서 지난해에 2천3백여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알선 경쟁률도 1.68대 1에서 지난해에 3.52대 1로 높아졌다. 서울대 취업정보실 관계자는 "대학생 과외 아르바이트가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01년 1천여건을 알선한 고려대도 지난해 5백여건만 알선했을 뿐이다.
이에 따라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하게 된 대학생들이 음식점이나 막노동판 등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아르바이트는 시간당 3천원 미만의 저임금이어서 학비를 벌어야 하는 학생들의 고민이 간단치 않다.
동의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학비를 구하지 못해 휴학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대 황철화 취업보도과장은 "바뀐 세태에 따라 중.고생 과외에 집착하지 말고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여러 분야로 눈을 돌리는 추세가 이미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왜 그런가=학부모들이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력 검증이 어려운 대학생보다는 학원이나 학원강사 등의 개인과외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 金모(48.서울 도곡동)씨는 "요즘 학원은 소규모로 학급을 운영하는 데다 강도높고 확실하게 공부시켜 아이를 학원에 보낸다"면서 "대학생 선생님은 수업을 빼먹는 경우가 많고 아이의 학업 성취도를 측정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또 '○○영어' '○○교육' 등 방문학습지 시장이 커진 것도 학부모들이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꺼리는 이유로 꼽힌다.
전국종합 citizen@joongang.co.kr
중앙일보 2003-01-08 18: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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