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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트리,性기능개선제 허위 광고]임상시험도 안거치고 유명교수 명의 도용
벤트리가 자사 건강식품인 ‘VNP54’의 임상시험 결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나 정작 이 제품은 임상시험조차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또 임 상시험 과정에서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학교실 김제종 주임교수를 몰래 임상시험 연구원으로 등록했다가 뒤늦게 이 사실을 안 김교수가 강력 항의하자, 벤트리 이행우 사장이 직접 김교수를 찾아가 사죄한 사실도 알려져 이래저래 비난을 사고 있다.
◇임상시험은 ‘올카바스’, 발표는 ‘VNP54’=고려대 의대 비뇨기과학교실 김제종 주임교수에 따르면 벤트리는 지난 4월 고대 안암병원 비뇨기과과장 이정구 교수와 ‘남성성기능 장애환자에서 올카바스 복용을 통한 성기능개선 효과에 대한 평가’란 제목의 임상시험 계약을 맺고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올카바스’는 이 회사가 제주 근해 갈조류에서 추출한 혈류개선물질 ‘VNP001’을 주 원료로 만든 건강보조식품. 그러나 지난 8일 발표된 임상시험결과는 ‘올카바스’가 아닌 ‘VNP54’의 성기능 강화 효능에 관한 것이었다는 것. 김교수는 “벤트리의 필요에 의해 갑자기 ‘올카바스’가 ‘VNP54’로 둔갑했다”며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흥분했다.
또 ‘올카바스’의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서도 김교수는 성기능강화 효과를 강력 부인했다. 김교수는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와 수치가 실제 환자를 진료하면서 느낀 효과와는 많은 차이가 있고 성기능 강화효과가 있다고 결코 평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벤트리가 소비자의 관심도가 높고 부가가치가 훨씬 높은 ‘섹소스’를 집중 광고하기 위해 임상시험 자료에 ‘올카바스’ 대신 ‘VNP54’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 업체 관계자는 “벤트리는 방문판매에 의존하다보니 무리수가 생긴 것”이라며 “정확한 임상시험도 없이 VNP001이란 물질에 첨가제만 일부 바꿔 혈류개선 건강식품, 신경통 치료제, 성기능 강화제를 차례로 내놓은 것은 소비자를 우롱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벤트리는 ‘올카바스’를 120캡슐에 12만원, ‘섹소스’는 180캡슐에 24만원에 팔고 있다.
◇사라진 기업양심=벤트리는 “임상시험이 김제종·이정구 교수팀에 의해 이뤄졌으며 김교수가 이 임상연구의 연구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교수는 “이 분야 전문가로서 후배인 이교수의 임상시험을 도왔을뿐 벤트리와는 아무 관계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교수는 또 “배뇨장애 전문의인 이교수와 벤트리가 임상시험상 필요에 의해 남성성기능전문인 자신을 몰래 연구원으로 등록했다”며 “이 사실을 임상시험결과 발표 하루뒤인 지난 9일 이교수의 고백을 듣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벤트리에 강력 항의하자 이행우 사장이 찾아와 임의로 이름을 넣은 것을 사과하고 이 문제가 불거지면 회사가 위기에 빠질 수 있으니 살려달라고 빌었다”면서 “이제와서는 다시 태도를 바꿔 모든 혐의를 내게 뒤집어 씌우고 있다”고 분개했다.
/ lim648@fnnews.com 임정효기자
파이낸셜뉴스 2002-10-17 17: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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