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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록밴드 30년 ‘록 열정’
합리와 요구하는 의학,자유와 열정을 부르짖는 록음악.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둘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잡고 있는 의대생 ‘로커’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가톨릭의대 의 ‘메딕스’와 고려대 의대의 ‘히포피언스’라는 의과대 내 두 록밴드가 30년이 넘는 경쟁을 통해 묘한 우정을 쌓고 있다. 여러 의대 밴드 중 이 두 밴드의 인연은 각별하다. 이들 예비 의사 밴드가 등장한 것은 록음악의 전성기인 지난 70년대 초. 같은 해 메딕스와 히포피언스가 차례로 결성돼 올해로 나란히 30주년을 맞았다.
같은 해에 탄생해 실력 있는 아마추어 밴드로서 서로를 의식하며 발전해왔다. 서로의 공연에는 가장 먼저 달려가 실력을 가늠해보고,때로는 합동 공연을 열어 우정을 다지기도 했다.
의대의 록밴드는 전통적으로 남성 위주로 구성된다. 메딕스는 이러한 전통을 잘 따르는 유형. 그러나 히포피언스는 여자 멤버의 비중을 높이고 자율적인 연습을 추구하는 등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음악에서도 메딕스는 남성적인 강렬한 메탈음악을 선호하는 데 비해 히포피언스는 부드럽고 경쾌한 소프트록의 비중이 높다. 두 밴드 모두 음악 실력이 최고라고 자부하는 점은 같지만 이렇듯 동아리의 분위기와 음악색깔은 상반된다.
이들 밴드의 선배는 40∼50대줄에 접어든 병원의 교수들과 중견 개업의 등 의료계의 중진들이다. 흰 가운을 입고 있는 지긋한 중년들이 알고보면 70년대 음악에 취해 있던 ‘메탈 키드’였던 셈이다.
지금 밴드를 이끌고 있는 ‘현역’들도 의학을 천직으로 선택했지만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끼를 억누를 수 없었던 로커들이다. 도서관의 책 넘기는 소리 외에는 조용하기만 의대에서 이들은 꽤나 특별한 존재다. 한창 두꺼운 책과 씨름해야 할 시간에 드럼과 기타소리로 교내를 어지럽히는(?) 이들의 존재는 의대의 말썽꾸러기 악동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각종 축제와 공연에서 프로 못지않은 실력과 무대매너로 관중을 열광시키는 ‘캠퍼스 스타’기도 하다.
/남진우 리포터 freebug_@freechal.com
스포츠투데이 2002-10-07 1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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